해외 선교현장에서 교육선교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대한 질문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온 가운데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한국교회의 교육선교 현황과 발전방안을 제안했다.

정재철 아시안미션 대표가 한국선교사들의 교육선교 현황과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를 의뢰하게 된 과정과 기대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KRIM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자료 조사와 6개국(몽골,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카메룬) 14개 교육기관의 학생(71명), 교수, 교사(20명), 행정진(21명) 112명을 인터뷰한 후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22일 오후 4시 남서울교회 비전센터 2층 교육관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해외 한국계 교육기관들의 교육선교 목적을 달성하는 정도인 '효과성'과 투입된 자원과 비용 대비 성과를 평가하는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1984년 이랜드그룹이 설립한 선교사 케어전문단체 아시안미션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정재철 아시안미션 대표는 "이번 연구는 교육선교에 대한 객관적 지표, 자료, 교육적, 선교적 안목을 가지고 선교현장에서 접근하기 위해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내용이 현장 사역 선교사와 선교단체에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한국선교사 교육선교 현황

KRIM의 2013년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171개국에서 사역하는 20,085명의 한국선교사의 10.4%가 교육사역에, 7.7%가 신학교육에 헌신해 교육선교에 참여하는 선교사가 17%(약 3400명)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또 한국선교사가 세운 신학교(389개), 대학교(44개), 직업훈련원(35개), 방과후 학교(183개), 초등학교(104개), 중고등학교(55개)는 810개로 확인됐고, 실제로는 900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어학원이나 현지 대학에 소속된 과, 연구소는 제외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2.4%, 아프리카 18.0%, 중남미 13.0%, 유럽 3.3%, 구소련 1.9%, 대양주 1.4%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었다.

문상철 KRIM 원장이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보고서를 발표한 문상철 KRIM 원장은 "한국선교사들이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학교들을 운영하면서 교육사업을 통한 복음화를 꿈꾸고 있다"며 "교육선교는 많은 재정적 투자를 필요로 하는 반면 그 효과는 오랜 세월이 지나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과연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자연스런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교육선교에서 낭비적인 요소를 찾아내고 시행착오의 반복을 줄이며, 보다 발전적인 개선책을 찾기 위해 이번 연구가 중요하다"며 "한국선교사들의 교육선교에 대한 체계적인 선행연구가 없는 가운데 이 분야에 축적된 노하우와 지식을 체계화하는 점,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선교의 필요사항들

한국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교육기관의 공통된 필요사항으로는 △전문 교육인력 △추가적인 건물 및 공간 확보 △도서확보 및 정보 서비스 개선 △설비 및 장비 확보 △운영비와 장학금 등 재정적인 필요 △추가적인 학생 확보 △외부교류 강화 △교사/교수 교육 △학부모 교육 △행정 소프트웨어 개발 △기숙사 음식 개선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으로 파악됐다.

시급한 필요로는 △미션스쿨/대학들은 외부교류를 확대 △특성화를 통해 발전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 △전문분야교육 보완 △교단관계를 보완하고 재정립 △교수들의 학문적 자격 △불어서적 확보 등을, 실재적 필요로는 △관계전도를 위한 긴밀한 관계형성의 필요 △전인교육을 위한 커리큘럼 개발 △공동체적 분위기를 형성 △현지인 교육지도자 양성 △지식베이스의 구축 △기독교세계관의 전수 등을 들었다.

교육선교에 대한 선교단체 책임자들의 인식

이날 참석자들이 문상철 원장의 연구보고서 발표를 듣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선교단체 책임자들의 교육선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60개 한국 선교단체 대표 혹은 행정가들의 80%가 긍정적으로 보았으며, 긍정적 요소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빈곤층 학생을 교육하는 데 의의가 있다'(62.5%)고 봤으며, '엘리트 교육'(5.4%)에 대한 지지는 적었다. 교육선교에서 가장 부정적 측면은 '재정 자립이 안돼 후원에 의존하는 면'(46.4%)이었고 '현지 정치사회적 상황의 영향으로 사역의 장기적 안정성이 약한 면'(19.6%), '대규모의 재정적 필요에 비해 효과 부족'(12.5%), '현지학교들과 중복 및 경쟁적 관계'(10.7%)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선교의 발전 방안으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현지의 교육적 수요를 파악하고 적정규모의 학교를 운영하는 것'(50.9%)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현지 및 한국의 학교들과 최대한 협력하며 중복을 피하는 것'(22.6%), '글로벌화의 추세를 따라 국제적인 교류에 중점을 두면서 운영하는 것'(13.2%) 등이 강조됐다.

재정자립 방안에 대해서는 다수가 '지역별, 상황별로 다르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56.0%), '설립 10년 이내에 완전한 자립을 하고 그전까지 외부지원을 받는다'(20.0%), 교육선교의 특성상 장기적 외부지원이 있어야 한다'(12.0%) 등으로 나타났다. 교육선교의 리더십 이양 방안으로는 '교수진 구성을 현지인 위주로 한 다음 자연스럽게 리더십 이양의 가능성을 보고 결정한다'(37.7%), '설립초기부터 리더십 이양을 계획해 10년 내 이양한다'(28.3%) 등으로 나타났다.

교육선교와 관련된 재산권 관리방안에 대해 다수가 '지역별, 상황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53.7%), '설립초기부터 반드시 학교법인 소유가 돼야 한다'(33.3%)고 대답했고, 교육선교사의 자질로는 '교육적 철학과 신념'(67.3%), '학생 케어의 열정'(19.2%), '모금을 포함한 교육행정의 경험'(7.7%) 순으로 응답했다. 21세기 교육선교의 전망은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교육적 교류가 활발해지며 더 필요해질 것'(69.2%)으로, 교육선교의 틈새로는 '다양한 레벨의 정규학교'(32.7%), '직업훈련원 더 필요'(32.7%) 등이 균형 있게 강조됐다. 특히 직업훈련원은 많은 현지인 청소년이 중학교 학업을 마치고 취업해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형편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교회 교육선교의 발전 방안

이날 참석자들이 문상철 원장의 연구보고서 발표를 듣고 있다.   ©이지희 기자

문상철 원장은 교육선교의 방법론을 따지기 이전 교육선교사가 갖춰야 할 기초이자 바람직한 태도로 △선교지의 어려운 여건, 복잡한 문화 이슈, 과도한 업무에도 학생들을 섬기기 위해 사랑으로 충만하고 △인간의 가능성을 볼 줄 알며 △열매를 맺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특성 때문에 인내하며 기다리고 △경청하는 훈련과 습관 △다른 지역 학교와 한국 내 학교, 제3국의 학교, 한국 지역교회와 교단, 기업, NGO와의 협력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교육적 트렌드를 읽고 창의적 마인드로 새로운 길 모색 △함께 일하는 교육선교사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감화력 등을 강조했다.

성공적인 교육선교의 노하우로는 △해당국가의 교육정책의 변화를 잘 이해하고 사역 계획 △교육사역의 틈새를 파악하고 기회 형성 △장기적 관점에서 학교의 입지조건 고려 △교직원 모집과 설비 확보를 위해 한국의 여러 기관과 연결될 전략정보시스템 구축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경우 NGO 지원 기대 △마케팅 관점에서의 정기적 진단과 평가, 컨설팅 필요 △한국교육계의 변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문 원장은 또 "교육선교의 발전을 위해 미션스쿨/대학들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후원교회, 선교단체, NGO 및 기업이 지원할 부분을 제시했다. 그는 후원교회가 "교회개척선교에 대한 관심만큼 교육선교에 관심을 갖고, 청년 선교 관심자들이나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은퇴자들이 교육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로지도와 정보와 훈련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큰 교회는 건축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후원하여 교회당보다 활용도가 높은 학교시설, 전인교육의 장이 되는 기숙사 건물, 교육선교사들의 안정적인 사역을 위한 교수 사택 건축을 위한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교지로의 비전여행을 교육선교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해외 미션스쿨/대학들의 장학금 프로그램에 호응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그는 한국 선교단체들의 경우 "선교단체보다 개별 선교사의 주도로 교육선교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가운데, 선교단체가 선교사들의 계획에 면밀히 검토하며 함께 책무를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시행 전 필요와 적정규모, 비용 등에 대해 단계별 조사 △미션스쿨/대학들의 주요 발전 과정마다 전반적인 평가 △교육선교 프로젝트별 후원자 그룹 구성 △교육기관 운영 선교사들의 네트워킹 지원 △선교사 추천 교환학생에 대한 관심과 케어 △필요 인력 확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운영 등을 제안했다.

NGO와 기업은 △교육사업에 관심과 건축프로젝트 후원 △우수학생들 대상 장학금 지원 △아프리카의 의과대학처럼 특정 대륙이나 국가에서 특정 영역 발전을 위한 공헌 △고아 등 사회적 약자를 케어하는 교육사역 후원 △미션스쿨/대학들과 협력하며 현지에서 사회적 기업 양성, 교육선교사를 위한 멤버케어 지원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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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M #교육선교